운동을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단백질 보충제에 손이 간다. 근육을 키우고 싶다는 마음에 하루 두세 번씩 챙겨 먹으며, 몸에 좋은 걸 더 먹는 건 나쁜 일이 아닐 거라 믿는다. 하지만 컨디션이 좋아지기는커녕 피로가 누적되고, 속이 더부룩해지기 시작한다면 그 보충제가 정말 나에게 필요한 양을 초과한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단백질은 몸에 꼭 필요하지만, 많이 먹을수록 좋은 건 아니다. 남은 단백질은 체외로 배출되거나 간과 신장을 통해 처리되며, 이 과정이 반복되면 장기 부담이 누적될 수 있다. 미국 NIH에서는 신장 질환 이력이 있는 사람일수록 고단백 식단을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문제는 단백질 과다 섭취가 눈에 띄는 급격한 증상보다는 작은 이상 신호로 먼저 다가온다는 점이다. 트림, 복부 팽만, 입냄새, 피로감처럼 사소한 증상들이 반복될 경우, 단순히 컨디션 문제라고 넘기기 쉽다. Harvard 건강 가이드에 따르면 장기간 고단백 식단은 위장 장애, 전해질 불균형, 식욕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특히 수분 섭취가 부족한 사람은 이런 부작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단백질이 단순한 영양 보충제가 아닌 신체 대사에 직접 관여하는 물질이라는 점에서, 섭취량 조절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보충제를 선택할 때는 성분표부터 살펴야 한다. 단백질의 양만큼이나 중요한 건 흡수율이며, 여기에 영향을 주는 건 그 안에 들어 있는 감미료, 인공향, 첨가물들이다.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을 무심코 반복해서 섭취할 경우, 소화기 자극이나 두드러기 같은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일부 보충제에서 중금속이 검출된 사례가 보고된 만큼, 제품 선택은 단순한 취향 문제가 아니라 건강 유지의 기본이 된다. 전문가들은 복용량을 맞추는 것보다 먼저 ‘내 몸이 잘 받아들이는 제품인가’를 따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백질은 근육을 만드는 데 중요한 재료지만, 회복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체중, 식사량, 운동 강도에 따라 적정 섭취량은 다르고, 정해진 기준 없이 ‘그냥 좋다니까’ 계속 먹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운동 직후마다 습관처럼 보충제를 찾게 되는 패턴은 오히려 몸을 쉴 틈 없이 몰아붙이는 행위가 될 수 있다. 단백질은 회복과 균형 속에서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건강은 무언가를 더하는 선택보다, 지금 하고 있는 걸 돌아보는 일에서 시작될 때가 많다. 좋은 습관이라 믿고 있던 것들이 어느 순간 나를 지치게 만들고 있다면, 그것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일지도 모른다. 지금 먹고 있는 보충제, 지금 유지하는 단백질 섭취 루틴이 과연 내 몸에 맞는 것인지 조용히 점검해보자. 몸은 늘 말을 걸고 있지만, 우리가 듣지 않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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