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하는심리

토요일 저녁 일곱 시, 식당 안쪽 방에 열두 명이 둘러앉는다. 졸업 후 십오 년 만의 모임이다. 한 친구가 올해 임원이 되었다고 말하자 박수가 터지고 잔이 부딪힌다. 누군가는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한다. 그 박수 사이에서 한 사람의 머릿속에서는 조용한 계산이 돌아간다. 같은 해에 입사한 사이였는데, 연봉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얼굴은 여전히 웃고 있다.

계산이 끝나고 나면 대개 작은 죄책감이 따라온다. 축하하는 마음이 진짜였는데 같은 순간 계산하는 마음도 있었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부끄럽다. 나는 속이 좁은 사람인가. 그러나 두 마음이 한꺼번에 있었다는 것은 결함이 아니라 사람의 기본 구조에 가깝다.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는 사람이 자신의 능력과 생각이 어느 수준인지 알고 싶어 하는 욕구를 갖고 있으며, 뚜렷한 기준이 없을 때 타인과 견주어 가늠한다고 설명했다. 

사회 비교라 불리는 이 경향은 취향이 아니라 방향 감각에 가깝다. 내가 잘 가고 있는지 알려 주는 눈금자는 세상에 거의 없으니, 곁에 있는 사람이 눈금자가 된다.

비교는 결심하고 하는 일이 아니다. 성취나 외모, 형편을 마주치는 순간 자동으로 켜지는 경향이 있고, 의식이 알아채는 것은 결과뿐인 경우가 많다. 이유 없이 가라앉은 기분, 갑작스러운 초조함, 괜히 날카로워진 말투가 그 흔적이다. 계산은 이미 끝났는데 계산했다는 사실만 보고받지 못하는 셈이다.

비교에는 두 방향이 있다. 나보다 앞선 사람을 보는 상향 비교는 자극이 되기도 하지만 열등감으로 번지기 쉽고, 나보다 뒤처진 사람을 보는 하향 비교는 잠깐의 안도를 주지만 오래가지 않는다. 

비슷한 출발선에서 시작한 사람일수록 비교가 강하게 켜지는 경향이 있어서, 모르는 억만장자의 소식보다 동기의 승진 소식이 더 쓰라리다.

비교와 함께 평가도 쉬지 않는다. 옷차림, 직함, 말투, 아이가 다니는 학교, 사는 동네까지 만남의 첫 순간부터 여러 가지가 분류되는 경향이 있다. 이 분류는 대부분 말로 나오지 않는다. 평가를 입 밖에 내면 속물처럼 보인다는 규범을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온한 얼굴이 만들어진다. 평온은 비교가 없어서가 아니라 비교를 드러내지 않는 기술이다. 식당 안쪽 방의 열두 명 중 상당수가 비슷한 계산을 하고 있으면서도 아무도 그것을 말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타인이 나를 실제보다 훨씬 더 주목하고 평가한다고 짐작하는 경향이 있다. 심리학은 이를 조명 효과라 부른다. 내 머릿속에서는 열두 명이 서로를 채점하고 있지만, 그들 각자의 머릿속도 자기 계산으로 바쁘다. 나를 향한 시선은 내가 짐작하는 것보다 적고, 그중 상당수는 금방 다른 곳으로 옮겨 간다.

그렇다고 모든 비교가 같은 뿌리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 켜지는 이유가 다르면 다루는 방식도 달라진다.

기준이 없어서 켜지는 비교.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선명하지 않을 때 사람은 남의 성취를 잣대로 삼는다. 이 경우 필요한 것은 비교를 끄는 일이 아니라 내 기준을 글로 적어 구체화하는 일이다. 어떤 일을 하고 싶고 어떤 생활이 충분한지가 문장으로 있으면 남의 눈금자는 덜 필요해진다.

성장하고 싶어서 켜지는 비교. 앞선 사람에게서 배울 점을 찾는 비교다. 건강하게 작동하면 동력이 되지만, 대상이 한 사람의 전부가 되면 소진으로 번진다. 상대의 삶 전체가 아니라 행동 하나만 가져오는 방식이 맞는다. 그 사람은 어떤 일을 반복해서 했는가, 하나만 묻고 거기서 멈춘다.

서열에 민감해서 켜지는 비교. 모임이나 조직에서 위치 확인이 거의 자동으로 일어나는 사람이다. 이 경우 서열이 걸리지 않는 관계를 곁에 두는 일이 도움이 된다. 취미 모임이나 오래된 친구처럼 직함과 소득을 묻지 않는 자리가 감각의 균형을 맞춰 준다.

자기 가치가 성취에 걸려 있어서 켜지는 비교. 직함, 소득, 외모가 곧 나의 가치라고 느낄수록 비교가 더 아프게 닿는 경향이 있다. 이 경로에서는 가치의 원천을 나누는 일이 핵심이다. 관계, 취향, 일상에서 맡은 역할처럼 성취와 무관한 곳에서 가치를 느끼는 경험을 의식적으로 늘린다.

네 경로는 한 사람 안에서 겹치기도 한다. 어느 쪽에 가까운지 분명하지 않아도 괜찮지만, 같은 조언이 누구에게는 맞고 누구에게는 어긋난다는 사실은 알아 둘 만하다.

비교가 켜졌을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끄려는 시도를 멈추는 것이다. 억누를수록 되돌아오는 경향이 있어서, 대신 알아차림과 질문으로 방향을 돌린다.

비교가 켜졌을 때 던질 질문

  • 지금 부러운 것은 정확히 무엇인가, 한 가지로 줄이면 무엇인가
  • 그것은 내가 원하던 것인가, 남이 가져서 갖고 싶어진 것인가
  • 지금 보고 있는 것은 상대의 전체인가, 앞무대의 한 장면인가
  • 이 비교에서 가져갈 수 있는 행동은 무엇인가

세 번째 질문이 특히 쓸모 있다. 사람은 남의 앞무대와 자신의 뒷무대를 비교하는 경향이 있다. 상대는 잘 정돈된 장면을 보여 주고, 나는 편집되지 않은 하루의 전부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소셜 미디어 사용이 상향 비교와 기분 저하에 연관된다는 보고도 있어서, 자주 마음을 흔드는 계정은 잠시 음소거해 두는 것도 방법이다. 비교의 입력이 줄면 계산이 도는 횟수도 줄어든다.

비교와 평가는 완전히 끌 수 없다. 끌 수 있다면 사람은 방향 감각 하나를 잃는다. 목표는 비교 없는 마음이 아니라 비교에 끌려가지 않는 마음이다. 비교로 인한 위축과 무기력이 몇 주 넘게 이어져 일상이 흔들린다면, 혼자 이겨 내려 하기보다 상담 전문가와 이야기해 보는 편이 안전하다.

다시 식당 안쪽 방으로 돌아가 보자. 박수가 잦아들고 잔이 다시 채워진다. 이번에는 머릿속의 계산이 돌아가는 소리를 알아차린다. 지금 비교가 켜졌구나. 그 사실에 이름을 붙이고 나자 계산의 볼륨이 조금 줄어든다. 그리고 임원이 된 친구에게 질문 하나를 건넨다. 요즘 가장 달라진 게 뭐야. 같은 계산이 호기심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오늘 당신의 머릿속에서 가장 자주 켜진 비교는 누구를 향한 것이었는가.